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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트렌드 5탄]'21세기 연금술' 3D프린터, 어디까지 왔나

포스코ICT 2014. 5. 29. 16:48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한 장면. 주인공 톰크루즈가 사진파일을 입력하니 수조에서 빨간 레이저가 몇 번 번쩍이고 정교한 가면 하나가 만들어진다. "역시 헐리웃 영화야"라며 뛰어난 상상력에 감탄하고 막연한 동경을 보냈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 영화는 현실이, 그리고 일상이 됐다. 3D 프린터가 바꿔놓은 삶이다. 3D프린터는 플라스틱 액체나 기타 원료를 사출하거나 적층, 응고시켜 3차원 모양의 고체물질을 자유롭게 찍어내는 기계다. 생산방식의 변화수단으로 주목받으면서 세계 각국 주요 기업들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3D프린터가 1984년 최초 개발됐을 때만 해도 목적은 단순했다. 상품을 내놓기 전 시제품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값싸고 성형이 쉬운 재료로 똑같이 생긴 시제품을 만들면 실제 제품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3D프린터로 매번 다른 디자인의 물건을 뽑아낼 수도 있어 여러 아이디어를 반영하기도 쉬웠다.시제품에서 시작된 3D 프린터는 이제 상상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의류, 액세서리 등 패션산업에 활용되는 것은 기본이고 건축물, 항공기 모델도 만든다. 이탈리아의 자동차 제조사는 신차 차체의 시제품 개발 시 120, 4만 달러가 소요되던 것을 3D프린터를 사용해 20, 3000달러로 비용을 절감했다. 일본의 한 시각장애인 교육기관에선 3D 프린터가 음성 명령을 인식해 즉석에서 물건을 출력한다. 아이들이 '호랑이'라고 외치면 호랑이가 인쇄돼 나온다. 시각장애 아이들은 직접 만져보며 두뇌 속에서 사물을 시각화할 수 있다. 


3D프린터가 인간의 신체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의약품을 제작하고 위험부담이 컸던 고난도 성형수술, 치아교정 등 의술에 폭넓게 활용되는 걸 보면, 과거 컴퓨터의 등장이 가져온 변화에 버금가는 변화가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전문가들은 3D 프린터로 제3의 산업혁명이 촉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조업 혁신 뿐 아니라 소비시장, 유통서비스업 변화도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생산비용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3D 프린팅 보급은 선진국 제조사들이 다시 자국으로 눈을 돌릴 수 있는 기폭제가 된다. 중소기업에도 기회다. 부지 확보, 설비 구축, 샘플 테스트에 써야 했던 돈을 줄여 다품종 소량생산 제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소비자 문화도 바뀐다. 자신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들이 집에 있는 3D 프린터기로 웬만한 것은 뚝딱 만들어 쓸 수 있다. 값비싼 레고 블록을 잃어버린 아들에게 3D프린터로 손쉽게 블록하나 인쇄해 주는 자상한 아빠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2000년대 초 수천만원을 호가하던 3D프린터 가격은 최근 가정용 기준 100만원대까지 내려왔다.

<사진출처 © boscorelli - Fotolia.com # 61782063 >

 

시장조사업체 홀러스 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3D프린팅 시장 규모는 307000만달러로 전년대비 34.9% 증가했다. 연평균 19.3% 성장세로 2021년에는 108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각국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전세계 3D 프린팅 시장의 77%를 차지하는 미국은 물론 세계 공장 중국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128월 오하이오에 3D 프린팅 기술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연구하는 전문 연구소를 설립했다. 제조업 부활과 고용창출 효과에 초점을 두고 3D 프린팅 산업 경쟁력을 강화시켜 차세대 산업환경에서도 절대강자가 되겠다는 전략이다. GE, 보잉 등 대기업들도 3D 프린팅 기술을 적극 도입·연구하고 학계에서도 수십개 대학이 기술 연구를 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발전 연구계획' '2014년 국가과학기술 프로젝트 지침'에서 3D프린팅기술개발에 총 4000만 위안을 투자하고, 3D프린팅 혁신센터를 10개 도시에 구축한다고 밝혔다. 베이징에 3D 프린터 기술 산업 연맹도 설립해 산관학 협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EU는 저성장과 실업률 문제 해결을 위해 3D 프린터에 주목한다. 영국은 지난해 3D 프린팅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한국의 3D 프린팅 환경은 세계 수준과 격차가 있다. 이제 막 3D 프린터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단계다. 민간기업 위주 연구가 진행되고 일부 업체는 자체 생산 및 개발, 수출도 하지만 정부 차원의 집중적이고 선제적인 지원과 개발이 필요하다. 지난 4월 정부는 '3D 프린팅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수요 연계형 3D 프린팅 성장기반 조성, 비즈니스 활성화, 기술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2020년 글로벌 선도기업 5개 육성, 시장 점유율 15%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와 민간 기업의 혁신을 바탕으로 가까운 미래 새로운 생활 패러다임의 중심에 한국이 서있지 않을까 기대를 가져본다.